발리 지프차 투어로 바투산 일출에 이어 루왁 커피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 아내가 준비한 코스였습니다. 커피 농장을 관광 상품화한 곳이었습니다. 커피 농장의 진면모는 볼 순 없었지만 나름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발리 루왁 커피 농장 투어로 방문 한 Cantik Agriculture Luwak Coffee(캔틱 루왁 커피 농장) 소개 시작하겠습니다.
숲 속의 커피 농장
새벽 2시에 일어나 바투산에서 일출을 보고 Cantik Agriculture Luwak Coffee (캔틱 루왁 커피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농장은 높은 나무들 뒤에 있었습니다. 산속 깊은 곳에 농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장 입구를 지나자 바로 커피나무들이 보였습니다. 관광객을 위해 커피나무를 심어놓은 곳인 듯했습니다. 저희를 안내하는 직원들이 커피 체리(커피 열매)가 달린 나무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커피나무 대해 설명했습니다. 잎이 좀 작고 기다란 게 아라비카, 좀 더 크고 둥근 잎이 로부스타라고 했습니다.
대신 커피를 가공해 주는 사향고양이
직원은 붉은 커피 체리(커피 열매) 두 알을 따서 아내의 손위에 올려주었습니다. 커피 체리 겉면의 붉은 과육을 제거하면 아래 그림처럼 우리가 먹는 원두가 나왔습니다. 커피 체리 하나에 원두 2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루왁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커피 체리를 먹고 배설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만듭니다. 이때, 사향고양이가 커피 체리를 먹으면 과육 부분(위 사진에서 붉은 껍질)은 소화시키고, 안의 원두는 소화되지 않고 배설됩니다. 사향고양이 배설물에 섞인 원두를 세척, 건조, 로스팅 과정을 거쳐 루왁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코스에 원두가 섞인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이 전시되어 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보기 힘든 분들을 위해 게시는 안 했습니다.)
사향고양이는 맛있게 잘 익은 커피 체리만을 골라 먹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사향고양이의 소화 효소 덕분에 원두의 화학적 조성이 변해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커피가 됩니다. 즉, 사향고양이가 사람 대신에 커피 체리의 픽업과 가공(Process) 일부를 진행하는 셈입니다. 사향고양이가 배출한 원두를 깨끗하게 세척해 아래와 같은 원두를 얻습니다.
원두 로스팅과 분쇄(그라인딩)는 모두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관광객을 위해 옛날 방식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직원의 말로는 로스팅과 분쇄를 기계가 아닌 사람손으로 계속한다고 했습니다. 수작업으로 로스팅과 분쇄를 진행한 커피는 기계를 사용한 커피보다 맛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지 의문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여 주었습니다.
여러 커피를 시음해 볼 수 있는 곳
커피 농장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커피 시음 및 판매였습니다. 13 가지 커피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발리 커피, 코코아, 인삼 커피, 생강 커피, 코코넛 커피 등의 다양한 커피와 차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루왁 커피는 50,000 루피아 (4,280원)로 유료였습니다.
루왁커피는 한잔 시켜 아내와 나눠 마셨습니다. (사진을 안 찍어놓았네요) 커피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커피였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필터를 사용해 커피 가루를 걸러내지 않은 커피였습니다. 약간의 커피 가루가 느껴지긴 했으나 거북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음용 13종 커피에 앞서 루왁 커피를 제일 먼저 마셨습니다. 산미 없이 쓴 맛과 함께 단 맛도 꽤나 느껴지는 커피였습니다. 눈이 확 트일 만큼 맛있지는 않았지만 커피 추출 환경을 보면 좋은 커피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다른 13종의 커피를 함께 마시자 루왁 커피에서 단맛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바닐라 커피, 코코아 커피 등 너무 단 맛이 나는 음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13종의 커피와 루왁 커피를 같이 마시게 하는 것이 루왁 커피 판매에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았습니다.
비싼 루왁 그러나 정량이 아니었던 커피
호기심에 루왁 커피를 사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면 어떤 맛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루왁 커피는 비쌌습니다.
100g에 410,000 루피아 (35,100원)이었습니다. 게이샤 커피를 살 수도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잠시 망설였지만 지금 아니면 사 볼일이 없을 것 같아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서 100g씩 두 개를 구매했습니다. (할인을 요청했지만 3개 이상 사야 된다고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무게를 재어보니 커피 원두 무게가 100g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비닐을 벗기지 않았음에도 89.8g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종이봉투까지 합치면 113.8g이었습니다.) 관광지에서 바가지를 쓴 기분이었습니다.
(참고로 발리 시내의 많은 곳에서도 루왁 커피를 판매합니다. 그런데, 루왁 커피 농장보다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바가지를 썼나 싶어 그랩 이용 시 그랩 기사님에게 물어보니 시내의 루왁 커피는 100% 루왁이 아닌 여러 커피가 블렌딩 된 커피라고 했습니다. )
지금까지 Cantik Agriculture Luwak Coffee(캔틱 루왁 커피 농장) 투어를 소개했습니다. 루왁 커피는 특유의 향과 맛 때문에 최고급 커피로 인정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더 좋은 커피들이 계속 나오면서 위상이 과거와 같진 않습니다. 또한, 사향고양이 사육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로 커피나무와 커피 체리 및 커피 프로세싱 과정을 한 번에 볼 수 있었으며, 여러 커피들을 시음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이곳만 별도로 찾아간다기보다 다른 곳을 방문할 때 루왁 커피 농장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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