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마지막 호텔은 공항에서 가까운 꾸따에 있는 곳 묵었습니다. 꾸따 지역에 카페는 많았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방문하지 못하고, 오늘 소개드릴 카페만 들렀습니다. 지금부터 여러모로 특별했던 발리 카페 투어 발리 꾸따(Kuta) 지역의 Naughty Goat Coffee Artisans 소개 시작하겠습니다.
고급 스런 분위기
제철이 지난 두리안이 먹고 싶어 House Durian Bali를 방문한 뒤에 찾은 카페 Naughty Goat는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STRICTLY NO PERFUMES & FRAGRANCES IN OUR BAR!'라는 문구를 적은 입간판이 카페 전면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왜 향수를 금지할까?라는 의문과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자 카페가 아닌 응접실 같은 공간이 나왔습니다. 어두운 블랙에 우드 집기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어 꽤 고급졌습니다. 한쪽에는 판매용 콜드 브루들이 위스키병과 같은 모양의 병에 담겨있었습니다. 초로 씰링까지 해놓아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원두 봉투도 보였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원두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8월부터는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직원이 응대를 하며 향수 등을 뿌렸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커피 향에 집중하기 위해 향수를 금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얼마나 커피에 집중하길래 향수를 금할까 궁금해졌습니다. 직원은 예약을 했는지 물어보았고, 예약하지 않았다고 하자 무전으로 카페 안쪽과 소통하더니 문을 열어 저희를 안내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공간은 더욱 어두웠습니다. 커피를 추출하는 공간에만 밝았습니다. 테이블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공간과 1인이 와서 앉을 수 있는 스탠딩 좌석, 그리고 두 명이 앉는 소파와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로 안내를 받아 앉았습니다. 해당 좌석에는 예약석이라는 푯말이 있었지만, 저희를 안내한 것을 보니 해당 시간에는 예약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커피만 판매는 카페
메뉴에는 커피만 있었습니다. 메뉴판 첫 장을 넘기자 'A 100% COFFEE MENE"라는 글귀가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에스프레소, 푸어 오버, 콜드 드립으로 추출한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커피를 가지고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우선, 8가지 커피가 제공되는 오마카세가 있었습니다. 1인당 638,000루피아(54,610원)로 한국에서도 비싼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SHORT FLIGHTS는 2 인이 즐기는 코스 메뉴로 HOUSE FLIGHT와 RESERVE FLIGHT로 나뉘었습니다. HOUSE FLIGHT(RULE BREAKER)는 세 가지 커피를 462,000 루피아(53,470원)에, RESERVE FLIGHT(ROYAL PATH)는 네 가지 커피를 715,000루피아(61,000원)에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한 잔씩 서빙되는 푸어오버 커피도 HOUSE POUROVER와 RESERVE POUROVER로 나뉘었습니다. 모두 인도네시아산 커피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RESERVE POUROVER는 생산량이 20kg 미만으로 생산되는 원두를 좀 더 세심하게 프로세싱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HOUSE POUROVER는 POUROVER와 JAPANESE로 나뉘었는데 JAPANESE가 아이스커피로 양도 조금 더 많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맛있는 커피
자리에 앉자 카페 안의 다른 직원이 저희를 응대했습니다. 직원은 무릎을 꿇고 물수건과 웰컴 드링크를 서빙해 주었습니다. 좀 과하다 할 정도로 친절했습니다.
웰컴 드링크는 콜드 브루 커피였는데 조금 발효가 많이 된 듯했습니다. 코끝에 발효향이 느껴졌습니다. 혀끝에 산미 높은 포도주와 같은 맛이 느껴졌습니다. 톡 쏘는 산미로 호불호가 강할 듯했습니다. 아내는 너무 시다며 싫어했고, 저는 캐릭터 있는 맛이라 괜찮았습니다.
추출하는 공간이 넓지는 않았습니다. 가격과 서비스 형태를 봤을 때 고객들이 아주 많지 않을 것 같아 충분한 공간이라 보였습니다.
핸드 드립은 하리오 V60과 브뤼스타를 이용해 추출했습니다. 커피 사용량이 많아 보였고, 물을 과감하고 힘차게 푸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두꺼운 물줄기로 푸어했습니다. 추출 완료 후 먼저 테이스팅 한 후 서빙해 주었습니다. 테이스팅 할 때 훕훕하는 소리가 아주 크게 났습니다.
추출된 커피는 세라믹 병과 잔을 사용해 서빙해 주었습니다. 꼭 서빙 병과 잔이 사케병과 잔처럼 생겨 독특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또한, 시향 할 수 있는 커피 가루를 담은 조그만 종지도 같이 서빙되었습니다.
핫 커피 하나와 아이스커피 한 잔을 주문했는데, 핫 커피는 RESERVE POUROVER의 CLOUD RIDER로, 아이스커피는 HOUSE POUROVER의 DAYBREAK로 주문했습니다. 두 커피를 코스처럼 서빙할지 첫 커피가 나오고 곧바로 서빙할지 물어보았습니다. 저희는 시간이 없어 바로 달라고 했습니다.
첫 번째로 나온 커피는 CLOUD RIDER였습니다. 원두 가루에서 나는 향은 고소한 너트와 같았습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니 마치 허브티나 홍차와 같은 맛이 났습니다. 커피를 보통 고소한 커피와 산미 있는 커피로 나누는데 이 커피는 이 둘에 모두 속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차와 같은 커피였습니다. 바디감 또한 차와 같아서 커피가 아닌 홍차라고 소개해도 될 정도라고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커피를 맛본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서빙된 커피는 DAYBREAK의 아이스커피로 무산소 (Anaerob) 내추럴 원두의 발효향이 느껴졌습니다. 첫 모금은 풋사과 같은 맛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산미가 느껴졌습니다. 아주 티와 같이 가벼운 바디감이었지만 농도는 연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상큼한 커피로 맛있었습니다. 발리에서 마신 커피 중 가장 맛있는 커피였습니다.
발리 카페 투어 마지막이었던 발리 꾸따(Kuta) 지역의 Naughty Goat Coffee Artisans에서 매우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일본 백화점에서 서비스하는 듯 무릎 꿇고 응대하는 모습도 특이했고, 비싼 가격도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커피의 맛과 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모로 브랜딩을 잘해나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특별한 한 잔의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Naughty Goat Coffee Artisans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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